이청용(22)이 올시즌 볼턴에 없었다면 이 팀은 뭘 먹고 살았을까. 이청용이 천금같은 팀 승리를 이끌어내는 결승골 도움으로 시즌 11호 공격 포인트(5골6도움)를 올렸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을 또 늘렸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영국 볼턴의 리복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 잉글랜드 리그 27차전. 치열한 '강등권 탈출' 전쟁에 나선 볼턴은 수비수 잿 나이트의 결승골로 손에 땀을 쥐는 1-0 승리를 품에 안았지만 이날 '진짜 영웅'은 결승골을 '셋업'한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이 후반 45분 교체돼 나올 때 기립박수로 환호한 2만여명의 홈관중은 물론,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양 팀 감독도 볼턴의 내년 시즌 프리미어리그 잔류 희망을 되살린 이가 이청용임을 잘 알았다. 이청용은 이날 '타임tm 온라인', '스카이스포츠', '인디펜던트'등 3개 언론사 인터넷판의 평가에서 경기MVP도 휩쓸었다. ◇'골 가뭄' 팀들끼리 사활 건 '강등권 탈출전쟁' 18위 볼턴과 16위 울버햄프턴. 강등권 탈출의 사활이 걸린 전쟁이지만 시작 전부터 '골 나오기 쉽지 않은 경기'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원정팀은 올시즌 리그 최소골(21골)팀이고, 볼턴은 리그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속에 5경기 연속 무득점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청용이 목마른 볼턴의 '생수'였다. 경기 내내 동료에게 골 찬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전반 인저리 타임, 이청용이 아무도 생각지 않은 곳에 환상적인 물길을 뚫었다. 스튜어트 홀든이 올린 오른쪽 코너킥이 그레타 스타인손의 머리를 맞고 멀리 튀어나간 공을 왼쪽 코너부근에서 잡았다. 골라인에 붙다시피 아슬아슬하게 공을 살리며 중앙으로 파고든 이청용은 애들렌 게디우라를 제친 뒤 케빈 폴리(이상 울버햄프턴)의 다리 사이로 침투패스를 넣었고, 이를 나이트가 오른발로 해결했다. 공이 아웃될 법한 상황에서 방심한 수비수를 따돌린 교묘한 드리블, 이어 또다른 상대 다리 사이 공간을 보고 동료에게 완벽하게 찔러준 지능적 판단이 탄성을 자아냈다. '타임즈 온라인'은 "이청용은 생각과 발의 속도로 결승골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은 전반 막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다"고 말했다. 적장인 울버햄프턴의 믹 맥카시 감독은 이 장면에 입술을 깨물었다. 이날 울버햄프턴이 후반 '골대 불운'에 울었지만 경기 후 "불운을 탓할 수 없다. 만약 우리가 (이청용을)막고 0-0으로 끝났다면 '운이 안따라 골을 못 넣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골은 불운이 아니라 우리 수비진이 못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살인일정 속 '짧은 휴식'에 보답한 이청용 시즌 10호 공격 포인트였던 지난 1월 26일 번리전 결승골(1-0 승) 이후 최근 공격 포인트가 뚝 끊기며 '체력저하'논란이 컸던 이청용이다. 코일 감독은 큰 맘먹고 지난 25일 토트넘과 FA컵 5라운드 재경기에 과감히 이청용을 선발 제외하고, 막판 6분만 뛰도록 배려했다. "최근 역습 시 가속도를 내는게 힘들었다"던 이청용은 이날 가벼웠다. "거의 3일마다 경기를 하다 한 경기 쉬는게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밝게 웃었다. "이제 코트디부아르전(3일)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코일 감독은 "정말 재능있는 선수다. 이청용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고, 나중에 굉장한 스타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